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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난임일기] 시험관 1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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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결혼 후 바로 찾아온 임신.

임신이 쉬운 줄 알았다.

임신을 하면 아기는 열달을 자연히 뱃속에서 성장하고 출산까지 어려운 일이 아닌줄 알았다.

그러나 허니문베이비로 찾아왔던 나의 첫 임신은 계류유산으로 심장소리도 듣지 못하고 이별을 하게 되었다.

 

그 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번 임신이 되었었으니 또 되겠지 하면서 시간은 흘러갔다.

주위에 임신하고 출산하는 친구들도 늘어나고 피임도 없는 상태에서 임신이 되지 않으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남편을 설득해 2019년에 집에서 제일 가까운 난임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았다.

나팔관조영술 후 두드러기로 고생했지만 그래도 그리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아서 자연임신을 시도해보고 안되면 다시 방문하기로 하였다.

 

그 후 자연임신은 되지 않았고 시간만 흘러갔다.

2023년 새해가 되면서 이제 나이도 30대중반이 되었고 더이상 미룰수 없다 싶어서 고민끝에 찾아간 난임병원.

다시 남편 정자검사와 난소기능검사를 진행하였다.

검사 결과는 남편 정자와 내 난소기능이 많이 저하가 되어 있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임신은 어려우며 바로 시험관을 진행하게 되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더는 미루지 말고 우리 긍정적으로 잘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우리는 시험관을 하게 된다면 내가 일을 그만두기로 하였었다.

그런데 10년 넘게 일하다가 그만두려고 하니까 머리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겠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포기한다는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일단은 일을 병행하면서 진행해보기로 했다.

 

난자채취준비

2/15(수)~16(목) 고날에프 300

2/17(금)~20(월) 고날에프 225

2/21(화) 고날에프 225, 가니레버 1개

2/22(수) 고날에프 225, 가니레버 1개

2/23(목) 가니레버 1개, 오비드렐 2개

 

나는 겁이 많고 주사바늘 찌르는걸 보지 못한다.

그런 내가 내 배에 주사를 놓아야 한다니...

걱정스럽긴 했지만 하기로 했으니까 유투브도 찾아보고 간호사분이 알려주신 대로 해보았다.

아침에 출근전에 일어나자마자 배에 주사 놓는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난자 채취

2/25(토) 난자채취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술방에 들어갔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멘탈이 탈탈 털리는 순간이였다.

난자채취는 수면마취로 다행히 잘 끝났다.

난자채취를 해본적이 없었던 나는 병원 가는 길에 신나게 남편에게 난자 채취가 끝나면 우리 맛있는거 먹고 집에가자 했더랬다..;;

그러나 일어나서 집에 가는 길이 참 힘들었다.

정말 몸이 망가진 기분이였다.

허리를 필 수도 없고 진짜 걸어가는 걸음 내내 죽을맛이였다.

병원에서 나와서 차에 타자마자 참고 있었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집에 와서 시간이 지난 후 거즈를 빼는데도 정말이지 너무 최악이였다.

나는 이정도로 아기를 원하는 걸까 싶고 제발 한번에 성공했으면 싶었다.

 

채취된 난자는 총 8개 미세수정을 통해 총 6개의 배아를 얻었다.

 

배아이식

2/28(화) 신선배아이식

배아이식 전에 의사선생님은 나에게 쌍둥이도 괜찮으시면 배아 2개를 이식하는게 어떻냐고 했다.

나는 쌍둥이도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3일배양 배아 2개를 이식하기로 했다.

1차 시험관은 로또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1개만 이식하고 1개는 다음에 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무슨 자신감으로 한번에 될꺼라는 희망을 가졌을까..?ㅎㅎ

6개의 배아 중 중상급 2개를 이식하게 되었다.

이식후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맞춰 착상을 위해 예나트론 질정을 넣어야 했다.

그리고 먹는 약으로 유트로게스탄이 처방되어 아침,점심,저녁 식사 후 먹었다.

 

피검사

3/9(목) 1차 피검사 수치 : 2

3/11(토) 2차 피검사 수치 : 43

3/17(금) 3차 피검사 수치 : 2

 

피검사 수치가 떨어져서 1차 시험관을 종결하게 되었다.

 

시험관을 진행하면서 일을 병행한다는게 왜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시간 맞춰 약을 넣는게 힘들고 주사도 어려운 일이다.

주변에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이해해준다면 그나마 좀 가능하겠으나 현실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나는 시험관 전에 이직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난임병원을 다닌다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시험관 종결 후 나는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남편 고마워!!)

일과 시험관을 병행하는 모든 예비 임산부님들이 참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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